2008년 05월 19일
사탄
조용기 목사는 한국의 대표적인 보수기독교인으로 반공, 친미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이번 "광우병 괴담은 국민에게 불안감을 주기 위한 사탄의 계략"이라는 발언 전에도 조용기 목사를 비롯한 보수기독교인들은 자신을 반대하는 사람들, 자신들의 뜻과 맞지 않는 사람들을 향해 '사탄'이라는 말하고는 했다. 바로 얼마 전에도 조용기 목사는 '기독교인이 가난하게 살아야 한다는 말은 사탄이 하는 거짓말'이라는 발언을 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사탄'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데는 자신들이 그들에 저항하는 '선한 세력'이라는 의식이 깔려있다. 이는 설교에서 나오는 '하나님 편'이라는 말을 통해 알 수 있다. 문제는 광우병 파동과 같은 문제가 사탄과 하나님 편으로 갈릴 수 있는 문제인가 하는 점이다.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전문가들 역시 이견이 있는 예민한 문제이자, 현재까지 100% 안전하다는 비교적 신뢰 가능한 결론역시 아직까지는 없다는 사실을 말이다. 이러한 예민한 문제가 어떻게 사탄과 하나님편의 문제가 될 수 있단 말인가. 감정적인 선동에 휘말리지 말고, 이성적으로 생각하자는 조용기 목사님의 뜻에는 얼마든지 동의해 줄 수 있다. '일단 믿고 보자'와 '사탄의 계략'이라는 말이 얼마나 이성적인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긴 하지만 말이다.
'사탄의 계략'의 사탄이란 무엇인가? 정확한 실체로서 존재하는 것인지, 인간의 죄상인지 그것은 조용기 목사님의 설교에서도 정확하게 나와 있지 않다. 하여간 '사탄의 계략'이 있었기 때문에 어린 아이들이 촛불을 들고 나왔다는 것이다. 이런 불명확한 단어는 애꿎은 피해자가 생기기 마련이다. 예를 들어보자. 부시가 '악의 축'으로 지목된 북한과 이란의 경우, 그 나라 사람들이 모두 악마들인가? 물론 상식적으로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우리 모두 알고 있다. 인권을 탄압하는 '나쁜정부'와 우리와 같은 보통의 사람이 사는 나라일 뿐이다. 부시가 어떤 의미로 그런 말을 사용했는지는 알지 못하나, 결과적으로 그로 인하여 이란 출신의 사람들이 다른 나라에서 편견을 받기도 했다. 단지 자신의 출생나라의 정부가 '나쁜정부'라는 이유로 말이다!
다시 '사탄'으로 돌아가서, 조용기 목사는 미국산 쇠고기수입을 반대하는 사람을 '사탄의 세력'이라고 하나의 묶음으로 말씀하셨지만, 실상 의견을 달리하는 개인들의 모임일 뿐이다. 그리고 그들의 대다수는 사탄이 아닌 대화와 의견조율이 가능한 사람들이다. 감정을 죽이고 이성으로 문제를 대하자고 말하지만. '사탄'과 '하나님 편'으로 나누어 놓고 대체 어떠한 방식으로 이성으로 대하자는 말인가. 하나님께서 주신 이성이 그토록 소중하다면, 쇠고기수입의 정당성을 말하려면 하나님이 주신 소중한 이성으로 사람들을 설득하면 그만이다. 이성의 소중함을 아는 목사라면 자신과 의견을 달리하는 상대방을 두고 '사탄의 세력' 그리고 자신은 '하나님 편'이라고 말하는 것부터 그만두어야 한다.
# by | 2008/05/19 04:08 | 뉴스 | 트랙백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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