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쿨함.

 유럽축구팀 맨유의 경기가 있는 날은 어김없이 다음과 같은 리플들이 달린다.

'맨유 화이팅''박지성 안나오나요?'
re:'유럽축구에 대해 하나도 모르는 허접이...박지성 때문에 본 주제에'

이런 리플들을 보면서 느끼는 점은 박지성 때문에 본 것이 과연 욕먹을 일인가 하는 점이다.  메시의 멋진 드리블을 보고 유럽축구에 관심을 가지면 괜찮고. 박지성의 플레이를 보고 축구에 관심을 보면 좀 격이 떨어지게 느껴지는 것일까? 사실 박지성을 보기 위해 맨유의 경기를 본다 해도 누구도 그것이 단지 같은 한국인이어서인지 아니면 박지성의 성실한 플레이가 좋아서인지 알수는 없다.  박지성을 통해 유럽축구 전반에 대해 관심을 갖을 수 있고, 그냥 단지 박지성이 나오는 경기만 관심을 갖을 수도, 아니면 박지성이 어느정도 평가를 받는지에만 관심을 갖을 수도 있다. 사실 어떻게 되든 크게 상관은 없다. 

요즘 광우병사태를 보면 가끔 이런 글이 보인다.

'촛불시위는 자신에게 위협이 미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일어선것. 자기들이 숭고한 척한다. 세계에는 더 큰 부조리가 많다'

촛불시위는 자신에게 위협이 미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일어선것은 어느정도까지는 맞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왜 의료민영화가 국민생명권에 미치는 영향이 더 해로울텐데 이제야 일어났냐?'고 비웃어야 하는가? 세상에는 더 사악한 정부도 많이 있고, 더 부조리한 상황도 많았는데 거기에 비하면 우리가 하는 일은 너무나 작은일이라고 스스로 자조 해야하나? 더 큰 세상을 바라보라고 말하고 싶은 것인가?숭고한 척하는 사람들이란 대체 누구를 말하는 것인가? 이런 쿨함은 접어 두어라.사실 별로 쿨하지도 않다. 누군가는 이번일을 계기로 FTA나 세계화에 관심을 갖게 될 수도 있다. 누군가는 다른 세계의 부조리에 대해서도 알려고 하게 될지도 모른다. 누군가에게는 그저 이번일은 이번일로만 끝날수도 있다. 그런다 한들 그들에게 뭐라고 할 수 있겠는가? '많이 알고''세계 문제에 좀 더 많은 관심을 가진'입장에서 보기에는 지금까지 무관심했던거 같은데 '이제서야' 나오는 사람들이 너무나 변변찮게 보이기라도 하는 것일까? 촛불집회에 나온 사람들이 단순히 자신을 지키기 위한 이기주의라 하여도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더 큰 뜻을 품지 않는 것이 유감이란 말인가?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이래서 나왔을 것이다. 지금까지 가만있다가 이제야 나왔다. '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더 유감이다.

나는 이성을 믿는다. 오만하지 않는 이성을 말이다.  

by 최윤성 | 2008/06/01 02:47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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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제피르팔콘 at 2008/06/01 02:51
'나 빼고 다 병신 ㅉㅉ' 라는 우월감을 한번 느끼고 싶어서 손가락이 근질거리는 사람들이니까요.
얄팍한 이성이라는 가면을 쓰고 있지만 한꺼풀만 걷어내면 잔뜩 뒤틀린 추한 본성이 꿈틀대고 있을 걸요.
그런 인간들에게 이성 운운해주는 것은 이성에 대한 모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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